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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타민은 자라서 비타민이 됩니다/V타민 하루 걸음 (일기)

일기에 담긴 '하루 걸음'의 의미 (아이유 - celebrity)

by vitaminFE 2022. 9. 27.

2022년 3사분기가 막을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을 기점으로 2023년이 96일이 남았다니.

 

어렸을 때 쓰라는 일기는 어떻게 하면 빨리 채우고 놀 수 있을까 생각하던 수단이었는데,

재미있는 나다.

 

커가면서 오히려 기록을 좋아하게 된 건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의 롤 모델인 누군가의 지금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배고픈 봄의 시간이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차가운 시선의 여름 공기의 시간이었고,

누군가에게는 휩쓸어가는 가을 태풍의 시간이었고,

누군가에게는 뜨거운 겨울 눈물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기록은 마치 하루 걸음 같다.

결과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 결과에는 결과를 이뤄가는 팀과 개개인의 간절한 매 시간이 주는 웃음과 눈물과 피곤의 무게를 헤아리기엔 너무 부족하고 아쉽다.

기록은 마치 결과를 향한 하루 걸음 같다.

 

 

여러분의 오늘의 하루 걸음은 괜찮았는가?

지쳐버린 표정 마치
전원을 꺼놓은 듯이
심장소린 too quiet (너무 조용해)

네가 가진 반짝거림
상상력, identity (정체성)
까지 모조리 diet

(아이유 - celebrity 中)

 

걸음을 걸어가며 여러분의 표정과, 마음이 혹시 전원이 꺼진 것처럼 겨우 지내고 있진 않은지,

그럴 여유조차 없이 너무 빠듯해서 끼니를 거르거나, 씻지도 못한 채 잠들진 않았는지 걱정도 된다.

(나도 참 신기하다. 최근 소식을 물어보는 게 상대한테 불편할 수도 있을 것만 같아 선뜻 연락이 어렵기만 하다. 취준생의 압박에서 벗어나 시간의 자유가 생기면 그때는 늦지 않게 연락해봐야겠다는 이야기 역시 핑계일지도 모른다.)

 

 

잠깐 미래로 다녀와보자.

먼 미래의 내가 지금 현재의 나를 보고 있을 때 어떤 마음일까?

지금의 나에게 어떤 말을 전해주고 싶은가?

 

어떻게 그렇게 긍정적일 수 있는지 신기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모두가 그런 줄 알았다)

당시엔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는데, 고향에 와서 조용히 생각을 해보니 이유를 찾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메이플스토리이다.

수능을 마치고 당일부터 거의 10일 동안 게임만 했더니 당시 내 최고 레벨 100을 찍는 즐거움을 맛봤다.

초보자였던 내 캐릭터가 퀘스트를 깨 가며 (폭풍) 성장을 하면서, 이전에는 바라만 보던 몬스터들도 가볍게 쓸고 다니는 강한 캐릭터가 되더라.

 

나는 나를 게임 캐릭터 키우는 즐거움으로 임했다.

주인공들에게는 항상 꼭 시련이 닥친다. 하지만 그 시련조차 조력자와 함께 주인공 버프로 이겨내지 않는가.

 

미래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 믿기 때문에,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갖가지 일도 결국 먼 미래의 나에게 꼭 필요한 밑거름이기에

그 과정은 힘들 수 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물론 이불 킥을 밤마다 했던 것 같다. 왜 그때 이런 말을 했을까! 왜 한 번 더 살펴보지 않았니.... 등등....)

 

헤매도 좋으니
웃음 짓게 되길
The one and only
You are my celebrity

(아이유 - celebrity 中)

 

뭔가 헤맨 것 같아 시간 낭비를 한 것 같은가?

글쎄. 그 과정 또한도 먼 미래의 당신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고 과정이었을 것이다.

(그 과정을 겪지 않았다면 언젠가 더 중요한 시기에 헤맸을 수 있다.)

 

그걸 알아챈 순간 미래의 당신은 웃음 지으며 풀 스토리가 하나 생기는 것이다.

 

 

점과 같은 하루 걸음의 끝. 나는 어떤 모습일까?

발자국마다 이어진 별자리
그 서투른 걸음이 새겨놓은 밑그림
오롯이 너를 만나러 가는 길
그리로 가면 돼 점선을 따라

(아이유 - celebrity 中)

 

여러분의 걸음을 따라가다 보니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마주칠지 설렌다.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더 웃을 일이 많은 행복한 모습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파란 하늘보다는 땅을 바라보는 게 익숙한 지금,

잠깐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래의 내가 주는 응원의 말을 들어보면 어떨까.

 

혹시 수신 오류로 잘 들리지 않는다면

매일이 똑같은 쳇바퀴 속에서 지내다 보니 잘 모르겠다면

V타민을 데려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키워볼 것을 수줍게 제안한다.

수줍 (●'◡'●) 박력

 

취준생 V타민이 비타민 개발자로 성장해 나가는 그 이야기가 얼마나 웃길지

(글쓴이도 여러 이유로 눈물이 날 것이다. 하지만 난 울지는 않는다.)

 

V타민의 매일의 하루 걸음을 엿보며 잠깐 스쳐 지나가는 미소와 함께

그래도 취준생의 하루보다는 내 하루가 더 의미 있었구나 라는 안도감과

똑같은 하루 속에서 각자의 멋진 의미를 느끼고

조금은 숨 돌릴 멋진 하루 걸음을 완성했으면 하는 자그마한 바람이다.

(글쓴이는 웃긴 사람은 아니지만 퍽이나 웃긴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

 

 

잊지마 이 오랜 겨울 사이
언 틈으로 피울 꽃 하나
보이니 하루 뒤 봄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말야

(아이유 - celebrity 中)

:D